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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궈홍을 보니 구한말 원세개를 보는 것 같다

기사승인 2016.02.24  17: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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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24일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한중관계 훼손까지 거론하며 사실상 '위협성' 발언을 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홍균 차관보는 이날 오후 추궈훙(邱國洪) 주한중국대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였다. 이 자리에서 김 차관보는 추 대사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한중관계 파괴' 등을 언급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추 대사는 전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만나 "사드배치는 중국의 안보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한중) 양국관계를 오늘날처럼 발전시키는 데에는 많은 노력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순식간에 '한 가지 문제' 때문에 파괴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 대사의 오만한 행동은 불과 100여년 전까지 우리 민족사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겪었던 악몽 같은 일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1895년 청일전쟁으로 한국이 독립국이 되기 전만 해도 이 땅에 왔던 중국의 사신(使臣)들은 상전이자 두려움 그 자체였다.

1641년 서울에 온 청나라 사신들은 숙소인 태평관에 조선의 영의정 이하 대신들을 집합시킨 후 반청(反淸)인사들을 끌고 와 사형시켰다. 태종 때 명나라 사신은 숙소가 작고 허술하다며 들르는 곳마다 새로운 영접청(迎接廳)을 지으라고 패악을 떨었다. 원나라 사신과 주재관은 아예 고려의 국정을 도맡았다. 원나라 주재관과 병사들 먹여 살리느라 백성이 나무껍질로 연명할 지경이 되자 고려는 "이제 더 나올 게 없습니다. 꾸물거리는 벌레 같은 백성들을 가련히 여기시어 은덕을 베푸소서"라고 원 황제에게 요청했다.

구한말 원세개는 1884년 27세 나이에 와 10년 동안 이 나라의 정치·경제·외교를 주물렀다. 주한 외교사절 중 원세개만이 앉아서 국왕을 알현했다. 국왕은 원세개 허락 없이는 외교관도 임명하지 못했고 차관도 얻을 수 없었다.

물론 추궈홍 대사가 그 시대의 중국 사신과 같을 수 없다. 지금 한국이 그렇게 약한 나라도 아니다. 그러나 추 대사의 원색적 발언은 대한민국이 아무리 성장했어도 중국은 한국에 대한 우월의식, 한국을 속국으로 보는 버릇을 DNA처럼 갖고 있다는 것을 새삼 일깨웠다. 동북공정은 빙산의 한 귀퉁이일 뿐이다. 중국의 미래 엘리트를 키우는 대학 역사책들은 "한국의 역대 왕조는 중국의 속방(屬邦)이었다"고 가르치고 있다. 중국에 식량과 연료의 절반 이상을 의지하고 3대 세습 독재를 인정받는 대가로 중국에 대해 개처럼 꼬리 치는 북한의 행태가 중국의 이런 태도에 부채질을 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내치(內治)가 이뤄지면 주변 복속에 나서는 게 중국사의 법칙이다. 중원에 신흥세력이 들어서고, 그들이 의욕을 보이면 보일수록 한반도에 희생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개혁개방 후 세계의 수퍼파워로 떠오른 지금의 중국이 그런 상황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국익도 좋고 실용도 좋지만 국가의 자존을 유지하는 데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국민의 힘과 지혜를 한데 모으고 그걸 바탕으로 우리의 결기를 보여야 할 땐 단호히 보여야 한다. 추 대사가 우리 주권을 함부로 무시하고 노골적인 협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더민주의 대표는 한 마디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드가 실질적인 방어 효과가 있느냐며 중국의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고도 전해진다.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민주는 대체 어느 나라의 정당인가.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제1 야당으로서 비굴한 모습이 아닌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다.

김세중 논설위원 news-kim@hanmail.net

<저작권자 © 인사이드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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